일반적으로 ‘중국혁명’ 하면 문혁을 연상하지만 문혁은 1949년에 일단락된 신민주주의혁명의 연속선상에 있다. 따라서 ‘중국혁명’을 운위하려면, 반우파투쟁, 대약진운동, 인민공사운동, 문혁을 포함한 ‘사회주의시기’를 총체적으로 고찰해야 한다. 아울러 신민주주의혁명의 성공으로 건국된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를 하나의 시간대로 고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인민공화국의 역사가 ‘국가 사회주의’에서 ‘포스트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으로 설정했다. 나아가 인민공화국 건국이 신민주주의 혁명의 결과였고, 신민주주의 혁명은 또한 태평천국운동, 변법유신, 신해혁명 등 근현대 사회주의 유토피아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기에, 이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요구된다. ‘중국의 장기 근현대’는 ‘단기 40년-포스트사회주의 시기’, ‘중기 70년-중화인민공화국’, ‘장기 180년-자본주의 편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중기 70년-인민공화국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크게는 마오쩌둥(毛澤東) 시기와 덩샤오핑(鄧小平) 시기로 나누고 전자를 혁명적 사회주의 또는 국가 사회주의, 후자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또는 포스트사회주의라 할 수 있지만 그 연속성도 홀시할 수 없다. 체제 면에서 ‘1957년 체제’와 ‘6․4체제’는 ‘일당독재’라는 점에서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 중국 특유의 반봉건․반식민 사회로부터 ‘중국적 사회주의’로 이행했다가 다시 ‘중국적 자본주의’로 이행하고 있는 중국을, 개혁개방 이후에 초점을 맞추어 ‘포스트사회주의’ 시야로 바라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이 글에서는 포스트사회주의를 개혁개방 이후 중국을 관찰하는 시야로 설정한다. 포스트사회주의는 문혁으로 대변되는 ‘사회주의 30년’을 부정하고 그것과 단절하는 측면과,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에도 문혁의 기제가 여전히 관철되는 측면을 동시에 지적한다는 장점이 있다. 즉 사회주의의 지속(after, 後)과 발전(de-, 脫)을 절합(articulation)시키고 있는 중국 ‘개혁개방’ 시기의 특색을 요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효하다.